“물타기 하다가 그만…지분공시까지 찍어버렸습니다. 본전 딱 챙기고 우아하게 퇴장합니다.”
시가총액 400억원대 코스닥 소형주인 신원종합개발 공시가 11일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이날 금감원 전자공시사이트에 올라온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에는 서울 마포구에 사는 71년생 회사원 김승현이라는 투자자가 지난 8일 이 회사 주식 7.4%(86만7554주)를 매도한 내역이 담겼다. 지난 9월 25일 이 회사 주식 지분율이 5% 이상이 되어 공시 의무가 발생했는데, 대량 매도를 하면서 역시 매도 사유를 공시하게 된 것이다.
김씨는 지분 변동 사유로 “물타기(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로 사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것) 하다가 그만 지분공시(지분율 5% 이상)까지 찍었다. 제가 매도 물량 투하할 것 같아 세력이 못 들어오는 것 같아서 눈물 콧물 닦아가며 본전 딱 챙기고 우아하게 퇴장한다”고 썼다. 3분기 말 기준 김씨는 이 회사 우진호 회장에 이은 2대 주주까지 올랐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8일까지 그가 매도하고 챙긴 주식 가치는 약 26억원으로 추정된다.
개인 투자자가 물타기를 하다가 대주주가 된 사례가 없지 않지만, 금감원 주식 보유 내역 변동 공시에 이처럼 구구절절 사연을 쓴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종일 주식 투자 게시판 등을 달궜다. 김씨가 최종적으로 대량 매도한 지난 8일 이 회사 주가는 11.4% 급락했지만, 11일에는 30%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