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와 대화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대화’라고 하면서, ‘너 잘되라고 너를 위하는 이야기’라면서,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설교하고 훈계하고 지적하고 남과 비교하는 겁니다. 물론 부모 말이 다 틀렸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자녀들이 잔소리를 지겨워할까요? 너무 자주 하니까 그렇죠. 이런 잔소리를 받을 만한 상황인지, 기분인지, 헤아려 가면서 좀 하셔야 되는데, 너무 자주 그냥 듣는 상대방 입장을 생각 안 하고 시도 때도 없이 계속 자기 마음대로 하니까 아무리 부모님이 나를 위해서 하는 이야기인 줄 알면서도 반감이 생기는 겁니다.”
9일 조선일보 경제부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은퇴스쿨’에는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이 출연해 ‘은퇴 후 자녀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법’에 대해 강연했다. 대교 대표이사 출신인 그는 은퇴 후 2000년 국내 최초로 가정경영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동안 삼성·SK 등 대기업과 청와대·법무부 등 정부 기관 등에서 ‘가족’을 주제로 1000회가 넘는 강연을 진행했다.
강 소장은 은퇴 후 시간은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할 ‘황금 시간’이라고 했다. 그동안 일 중심으로 사느라 자녀와 데면데면하거나, 자녀들이 부모에게 서운한 점이 있는 관계일 때 이를 풀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했다. 그는 “자녀에게는 묵묵히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공감’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아직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면, 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주고받는 식으로 대화를 늘리는 것도 좋아요. 만약 자녀에게 상처 주거나 서운하게 한 일이 있다면 사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무슨 부모가 자식한테 사과까지 해, 부모 마음 다 알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착각일 수 있어요. 부모·자녀 간에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가 상당히 중요해요.”
강 소장은 은퇴 후에는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가족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직에는 정관이 있고, 회사에는 사칙이 있는 것처럼, 가족 역시 작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가족 역시 ‘경영’을 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규칙은 지극히 사소하지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샤워를 하고 난 다음에 샤워를 한 사람이 반드시 실내와 바닥을 깨끗하게 닦고 나온다는 규칙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그 뒤에 들어가는 사람이 양말 신고 들어갔다가 젖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이런 사소한 것에서 가족은 마음 상하기 마련이니까요.”
강 소장은 “은퇴로 인해 가족 간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미리 의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은퇴를 하고 나면 살림 긴축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외식을 하거나 배달을 했다면 그걸 조금 줄일 필요가 있겠지요. 직장을 다니는 자녀가 아직 독립하지 않고 여전히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엄마가 청소하고 빨래하고 집안일을 전담한다면, ‘이제는 엄마도 할 만큼 했으니 역할을 재조정해보자. 아빠부터 먼저 할게’라며 제안할 필요가 있고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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