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1년에 2억원씩 뜁니다. 만약 내가 1년 동안 청약만 기다리다 아무것도 안 하면 손실 회피를 못 하는 거죠. 그래서 매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돈이 부족하면 청약, 돈이 있으면 매수’라고 하죠. 상극 같아 보이지만 매수와 청약은 결국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는 같습니다.”
정지영(51) 아임해피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난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청약지도’, ‘대한민국 재건축 재개발 지도’ 등의 저서를 쓴 부동산 청약 전문가다. 정 대표는 “매수를 하기 위한 종잣돈을 만드는 기간에 청약을 노리며 투 트랙으로 내 집 마련 전략을 짜야 한다”며 “규제가 있더라도 매수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다음 달 19~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6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규제 시대의 청약·매수 전략: 2026 내 집 마련의 골든타임’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정 대표의 강의는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https://chosun-moneyexpo.co.kr)에서 사전 등록하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사회 초년생은 내 집 마련 전략을 어떻게 짜는 게 좋을까.
“사회 초년생이라면 100% 청약을 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작은 집부터 시작해 부동산 시장에 한 발짝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집을 사거나 청약 당첨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미리 알면 나중에 진짜 내 집 마련을 할 때 도움이 된다. ‘왜 오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 초년생이 노려볼 청약은.
“생애 최초 특별 공급을 추천한다. 1인 가구 생애 최초 공급에 당첨되려면 5개년 소득이 있어야 한다. 당장 이 요건부터 채워야 한다. 그리고 나서 내게 맞는 청약 조건부터 살펴보며 시작하는 게 좋다.”
-어떤 곳에 청약을 해야 하나.
“집을 살 때는 ‘역대신초상뷰(역세권·대단지·신축·초등학교·상권·뷰)’를 보라고 한다. 그런데 청약에서는 ‘역상초’, 즉 역세권, 상업시설, 초등학교 세 가지가 중요하다. 역으로 생각하면 너무 외진 곳에는 청약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지적도를 펼쳐서 푸른 색이 많은 것을 피하는 게 좋다. 인프라가 없는 곳에 넣는 청약이 가장 위험하다.”
-사회 초년생이 아니어도 청약을 공부할 이유가 있나
“지방에 사는 부모가 자녀를 서울에 보낸 후, 자녀를 서울 청약에 당첨시킨 사례가 많다. 자녀가 집 사는 데 보태라고 증여를 할 수도 있겠지만, 돈이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지식을 물려주는 것도 증여다.”
-청약시 유의할 점은.
“생활형숙박시설, 신축 상가 분양 같은 걸 청약이라고 생각해서 받아오는 분들이 있다. 반드시 ‘청약홈’에 올라와있는 데에 청약을 걸어야 한다. 또 특별 공급은 일반 공급 전날 하기 때문에, 특별 공급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고 일반 공급을 해야 한다.”
-내년에 노려볼 만한 청약이 있을까.
“3기 신도시를 추천한다. 서울 구도심과 가깝고 연결되어 있어 앞서 말한 조건들을 충족한다. 내가 20년 전 판교 아파트가 비싸고 청약 통장도 없어서 포기했는데 아직도 아쉽다. 그래서 청약만 기다리지 말고 돈이 모였다면 매수 전략도 짜보라고 알려주고 싶어, 작년에 공인중개사 자격을 따고 사무소를 냈다.”
-매수를 하기에는 규제가 심하지 않나.
“완벽한 규제는 없다. 실제로 1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까지로 제한하고, 15억원 초과 고가 주택에 대해 금액별로 한도를 더 줄인 ‘10·15 대책’ 이후 현장에서는 9억~15억원 물건이 가장 잘 팔리고 있다. 실거주 부담이 생겼지만, 원래 집을 사서 직접 들어가 살려고 했다면 여전히 매수 매력이 크다.”
-어떤 지역에 집을 살까.
“요즘은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보다는 ‘얼중심(얼어 죽어도 중심)’으로 대세가 바뀌었다. 서울 안쪽으로 오려는 수요가 늘었다. 실거주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또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균질성’이 중요해졌다. 과천은 1단지부터 10단지가 재건축 단지로 이뤄지니까 균질성을 이룬 지역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학원가를 많이 본다. 대치·중계·목동 외에 신흥으로 마포에 학원가가 생기고 있다는 점을 유의 깊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