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해도 ‘산타 랠리’가 나타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역대급 매도세를 보였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1470원대를 넘나들며 국내 증시는 조정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시장은 변동성 국면이 진정되며 반등을 모색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 3.0 프로’ 공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가시화되면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다소 잦아드는 모양새다. 또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 역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긴장 국면을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런 요인이 맞물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선 “12월에는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12월 시장 흐름을 대체로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강세장 해에는 12월 평균 7% 상승
외환 위기 이후인 1998년부터 2024년까지 27개 연도의 12월 코스피, 코스닥 지수 상승률을 분석해 보면, 코스피는 16번(59%), 코스닥 지수는 14번(52%)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 기간 12월 평균 지수 상승률도 코스피 2.2%, 코스닥 지수 1.1%로 집계됐다.
특히 강세장을 보였던 해의 12월 수익률은 통계적으로 훨씬 두드러진다. 1998년 이후 코스피가 연간 기준으로 20% 이상 상승한 해는 총 10번이었는데, 이 중 8번에서 12월이 추가 상승했다. 강세장 해만 따로 평균을 내면 12월 상승률은 6.9%대로, 평년의 3배 수준에 달한다. 코스닥 지수 역시 1998년 이후 연간 20% 이상 오른 8번 중 6번에서 12월이 상승했다. 이 기간 평균 12월 상승률 역시 4.9%대로 나타났다. 올해는 11월까지 코스피가 63.6%, 코스닥 지수는 34.6% 올랐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세장 해에는 상승 흐름이 연말까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12월에 강한 산타랠리가 나타나는 것은 다음 해를 낙관하는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주식시장이 역대급 강세장의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산타랠리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산타랠리, 코스닥에 먼저 찾아올 수도”
일각에서는 올해 산타랠리가 코스닥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시선이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12월 산타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먼저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1월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월별 역대 최고치인 14조4560억원어치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하는 등 수급 부담이 남아 있는 반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코스닥 시장에서 3552억원어치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10월 6015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도 2901억원어치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1일 미국 기준 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확률이 87%에 달했다. 이 역시 성장주가 다수인 코스닥엔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평가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도 코스닥 랠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실제로 코스닥은 과거에도 정책 드라이브에 강하게 반응한 전례가 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코스닥 시장은 30%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미디어·화장품·산업재 등 주요 업종에서 수주와 판매 증가로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바이오 업종도 기술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6년까지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