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에 가려져 있던 코스닥이 정책 기대감과 바이오 랠리를 등에 업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코스피가 60% 넘게 급등한 반면 코스닥은 30%대에 그치며 철저히 소외됐지만, 지난 28일 지수가 3.7% 급등하며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금융 당국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외국인·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저평가된 코스닥으로 수급이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날 한 언론이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발표 가능성을 보도한 다음 날인 28일, 코스닥 지수는 3.7% 급등하며 4월 10일(6%)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기관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6030억원어치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하며 2021년 말 이후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나타냈고, 외국인도 4924억원어치 순매수해 작년 8월 이후 하루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가 “확정된 대책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코스닥 중심 활성화 방안을 지속 검토 중이라는 점이 정책 모멘텀 기대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11월 코스피는 4.4% 내렸지만, 코스닥지수는 1.4% 상승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주가 급등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로킷헬스케어(109.8%), 코오롱티슈진(90.6%), 이에비엘바이오(88.6%)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들은 한 달 새 80~10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대책에 개인·연기금 관련 세제 혜택, 코스닥 벤처펀드 지원 등 강도 높은 수급 유인책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은 과거에도 정책 드라이브에 강하게 반응한 전례가 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코스닥시장은 30%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미디어·화장품·산업재 등 주요 업종에서 수주와 판매 증가로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바이오 업종도 기술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6년까지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책 랠리의 지속성’을 강조하면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드라이브가 시장의 기대보다 강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지속성은 별개의 문제”라며 “정책이 실제 수급·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