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처럼 부동산 대책이 나온다고 계속 (부동산 시장에서) 도망가다가는 결국 ‘나만 망했다’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규제의 한복판에서 답을 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전문가인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지갑의 두툼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집값은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에는 ‘진보 정권=부동산 투자 불패(不敗) 시기’라는 말도 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19~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6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규제를 이기는 투자’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유진투자증권 등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2019년 독립한 그는 시장 예측을 잘해 ‘부스트라다무스(부동산+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린다. 이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어떻게든 시드머니를 모아 (규제와 가격 등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야 좋은 동네에서 거주하는 과실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10·15 대책을 평가한다면?
“10점 만점에 2점 수준의 정책이다. 이렇게 광범위한 지역을 대책에 넣는 정책이 어디 있는가. 더 큰 문제는 지방 사람들은 대출 규제 때문에 서울에 집을 살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부동산 대책 이후 오히려 서울, 특히 강남 아파트 값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 매매가는 ‘대출이 적어도 돌아가는 동네’ ‘대출이 많아야 돌아가는 동네’ ‘보통 동네’로 나뉜다. 매매가가 싸면 대출 규제가 강하게 걸려 있지 않으니 옛날과 다를 게 없다. 대출받아 사고 싶은 걸 사면 된다. 그런데 규제가 많이 안 걸린 지역이라는 건, 그 지역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걸 공포한 거다. 그래서 (매력이 없다는 걸)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인식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결국 정부가 부동산 가격이 오를 지역을 찍어줬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대책으로 대출이 막혀 부동산 사기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주식 시장 호황으로 자금의 유동성이 좋아진 분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인기 지역들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보유세 관련 논쟁도 뜨겁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앞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상급지에서 노후를 맞이할 방법이 없다. 보유세를 늘려 살던 집을 팔고 나가게 하는 건, 말 그대로 ‘정책의 폭력’이다.”
-이번 정책이 전월세 부족을 심화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다주택자 악마화’의 영향이 6년 이상 지속되면서 상당수 다주택자가 보유하던 집을 팔았다. 시장에 다주택자가 사라졌다는 건 전월세 공급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고, 이는 전월세 값이 상승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번 정책은 ‘특히 2030세대에 치명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비판도 있다.
“앞으로 2030세대의 출퇴근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그 시간을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낼지 준비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는 못 살겠다. 도심에서 답을 내겠다’고 하면 하루빨리 소득을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동반자를 빨리 구해 함께 달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으로 무주택자들은 어떻게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야 할까?
“문재인 정부 때처럼 ‘청약을 기다려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넓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과 규제 지역으로 묶어 놨기 때문에 ‘토허제가 없는 곳에서 시작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생각에 반대다. 이럴 때일수록 규제 지역 내에서 집을 갖는 게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집값 전망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매우 강하게 오를 것 같다. 주택 시장이 안정되려면 거래량이 많아져야 하는데 지금은 매물 자체가 너무 없다. 지금부터 (거래량이 많아지려면) 실거주자들이 살던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부동산 가격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보세요.
▶재테크 박람회 신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