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 자산의 가격들이 급락세를 이어가며 ‘코인 개미(가상 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들의 이탈 행렬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우울한 11월’ 보내는 가상 자산

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8만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1일에는 8만2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달 12일 고점(12만4000달러)과 대비해서는 33% 이상 빠진 수준이다. 시가 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개당 5000달러를 육박했던 이더리움은 최근 29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이후 이더리움 가격은 11.5% 하락했다. 가상 자산 시총 3위인 리플 또한 올해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으며, 솔라나(-26.9%), 도지코인(-51.5%) 등 주요 알트코인들의 가격도 연초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증시와 가상 자산, 금 등 자산 가격들이 동반 상승하는 ‘에브리씽 랠리’ 국면이 이어져왔지만, 지난 달부터 가상 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특히 이달 초 대비 비트코인은 21%, 이더리움은 25% 하락하며 가상 자산 시장 전반에 ‘우울한 11월’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 자산 비축을 재정 수단으로 삼는 기업들의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를 핵심 수익 모델로 삼는 대표 기업 스트래티지(MSTR)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40.2% 하락했다. 특히 이날 스트래티지는 시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 편입에 실패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키운 동시에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실망감을 안기게 됐다.

스트래티지처럼 비트코인 매집을 전략으로 하는 마라 홀딩스 또한 같은 기간 주가가 42.9% 급락했고, 이더리움을 매집하는 비트마인(-46.2%), 샤프링크 게이밍(-30.6%)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떠나는 ‘코인 개미’

가상 자산 가격 하락세가 한 달 넘게 유지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ETF에서는 37억9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블록체인 데이터업체 소소밸류에 따르면 세계 최대 비트코인 현물 ETF인 블랙록의 IBIT 는 72억7600만달러(약 10조2000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한 달 동안에만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거래량 감소도 확연했다. 본지가 코인게코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지난 한 달(10월 25일~11월 25일)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16% 감소했다.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를 보더라도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 9월 대비 약 16.6% 감소했고, 지난달과 비교할 경우에도 11.7% 줄어들었다.

◇바닥 찍고 반등 가능할까

2018년 암호화폐 폭락 사태를 예견해 유명해진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는 최근 자신의 X에 “비트코인은 5만800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 비트코인 20만달러는 2029년 3분기에나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상 자산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하락장이 가상 자산 시장의 저점 신호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돌고 있다. 미국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데다, 알트코인 ETF 상장 확대에 따른 신규 자금 유입 기대가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