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이 많아지면서 여러 명이 한 계좌에 회비를 모아 지출을 관리하는 모임 통장 수요가 늘고 있다. 모임 통장은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계좌를 말한다. 회원들과 입출금 내역을 공유할 수 있어 투명한 자금 관리가 가능하다. 잘 활용하면 모임 회비를 통해 짭짤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이 낮은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인터넷 전문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래픽=김성규

◇’인공지능(AI) 모임 총무’까지 등장 예정

전통의 강자는 2018년 국내에서 모임 통장을 처음 선보인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약 1220만명으로 가입자 수가 가장 많다. 잔액도 10조원을 넘어섰다(10조5000억원·지난 9월 말 기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한 결과다. 카카오뱅크는 선두라는 입지를 다지기 위해 올 연말까지 ‘AI 모임 총무’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AI 모임 총무를 통해 회비 납부 현황 등을 자동으로 정리해 편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9월 모임 통장에 아파트 관리비 자동 납부 기능을 추가했다. 개인 통장에서만 가능했던 관리비 자동 납부를 신혼부부와 가족, 룸메이트 등 공동체가 사용하는 모임 통장에서도 할 수 있게 했다. 토스뱅크 모임 통장은 약 절반이 2인 모임 통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매달 고정비를 함께 관리하는 고객이 많다는 뜻이다. 이에 착안해 토스뱅크는 다음 달 5일까지 총 10팀에 각각 상금 200만원을 주는 ‘사라진 우리 집 생활비 찾기’ 이벤트를 하고 있다. 2인 모임 통장을 가진 고객은 당첨 확률이 두 배로 높아진다.

◇연 4.1% 금리 주는 모임 적금도

시중은행 가운데는 신한은행이 내놓은 ‘SOL 모임 통장’이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해 주목받고 있다. 모임통장 내 ‘모임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월 한도 100만원까지 최고 연 4.1% 금리를 준다. 지난 8월부터는 소규모 모임을 위한 전용 화면도 따로 제공해, 모임 통장을 공동 계좌로 사용하는 부부나 커플도 많다.

국민은행의 모임통장에는 ‘파킹통장(수시 입출금식 통장)’ 기능이 있다. 구성원이 파킹통장인 ‘KB모임금고’에 동시에 가입할 수 있다. 최대 1000만원까지 연 2% 금리를 준다.

하나은행 모임통장은 모임의 장이 초대하면 회비 내역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 회비 납부일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구성원이 회비를 내지 않았다면 자동으로 통보하는 기능도 있다.

◇저축은행은 추첨으로 지원금도 지급

최근 영업이 위축된 저축은행 업권도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모임통장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달 29일 ‘SB톡톡플러스’ 앱을 통해 모임통장 서비스를 선보인다. 전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중앙회 전산망을 이용하는 67곳이 참여 대상이다. 상품은 저축은행별로 다르다.

IBK저축은행은 이달 저축은행 업계 첫 모임통장인 ‘IBK모임통장’을 내놨다. 모임통장 금리를 예치 잔액별로 차등 적용한다. 예치금 1억원 이하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인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은 저축은행중앙회의 비대면 모바일 금융 앱 ‘SB톡톡플러스’를 통해 할 수 있다. 이달 28일까지 IBK모임통장 가입 후 2명 이상으로 모임을 구성하고, 첫 회비를 입금하면 추첨을 통해 1만~10만원의 모임 지원금을 준다.

상호금융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지난 8월 ‘MG더뱅킹’에서 가입 가능한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새마을금고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어야 개설이 가능하다. 조합 단위로 활용 가능한 지역 모임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게 새마을금고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임 통장은 낮은 금리로 수신액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데다 신규 고객 유치 효과도 크고, 또 1년 만기 후 해지하는 정기예금보다 오래 유지된다는 특성이 있어 각 은행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내고 기능을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