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만약인 젭바운드(왼쪽)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로이터 뉴스1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형 반도체주에 쏠렸던 한국 주식 투자금이 제약·바이오주로 움직이면서 관련주가 최근 많이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가 주로 상장된 코스닥 지수는 14일 전 거래일보다 2.23% 하락했다. 전날 뉴욕 주식 시장 하락 여파가 한국 시장으로 번진 결과였다. 그러나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0.9% 오른 5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에이비엘바이오도 6.5% 상승했다. 리가켐바이오(+4.5%), 파마리서치(+0.9%) 등 제약·바이오주들 대부분이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0월 KRX반도체 지수가 105.8% 상승하는 동안 KRX헬스케어 지수 상승률은 22.4%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지난 1~13일 KRX반도체가 0.8% 하락한 반면, KRX헬스케어는 4.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오른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자금이 제약·바이오로 이동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최근 고점을 찍고 주가가 내려와 횡보 중이다. 지난 14일엔 일본 대표 반도체주 키옥시아 실적 부진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이 흔들리며 두 기업의 주가가 각각 5.5%, 8.5% 하락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한 주식은 대표적인 바이오주인 셀트리온(3239억원)이었다. 알테오젠(4위), 에이비엘바이오(6위)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4조4937억원, 1조4482억원 순매도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 또한 비만 치료제 관련 호재가 내년에도 이어지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23년 글로벌 기준 67억달러(약 10조원) 규모였는데, 2028년 48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비만 및 관련 대사 질환에 대한 큰 관심이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관세, 약가 인하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내년엔 제약·바이오 업종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