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하우스는 한은 금리 인하가 2.5%에서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습니다.”(시티)

“금리 인하 못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한은 총재께서 완전히 쐐기를 박아주셔서 (인하 사이클 끝으로) 방향을 완전히 잡은 거죠.”(외국계 채권 매니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떠나는 중이다. 13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국 국채 대표물인 10년 국채 선물을 이달 들어 2조6500억원 넘게 순매도 중이다. 12일에는 10년물 금리가 장중 3.3%를 찍은 후 3.282%로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3년물도 2.923%로 마감해 연고점을 뚫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지난달 중순경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탄 국고채 금리는 12일 다시 한번 ‘발작’을 일으켰는데, 원인 제공자는 다름 아닌 이창용 한은 총재였다. 이 총재는 이날 공개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은의 공식적인 통화정책 경로는 인하 사이클이다(Given the negative output gap, our official position is that we will maintain the easing monetary cycle). 그러나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혹은 방향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But the magnitude and timing of the cut or even the change of direction will depend on the new data that we’ll see.)”라고 밝혔다.

11월 경제 전망 결과에 따라 ‘방향 전환’(even the change of direction)도 할 수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이 인상 가능성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에 남아 있던 일말의 인하 가능성마저 거둬들이는 충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들이 이 발언에 국채 선물을 던지면서 채권 금리가 올랐고, 채권 매각 대금 중 일부가 달러로 환전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채권시장과 환시가 요동치자, 한은은 뒷수습에 나섰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 총재 발언이 통화정책 선회나 금리 인상을 검토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획재정부도 “국고채 금리 급등이 과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시장에 사인을 줬다.

국내 채권 금리는 늘어나는 발행 부담에 가뜩이나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내년 정부 본예산은 728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국고채 발행 규모는 232조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다. 이 중 차환 발행을 제외한 적자 국채 규모만 110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매년 200억달러 규모로 나갈 대미 투자금과 150조원으로 증액된 국민성장펀드 재원 마련 등을 위한 채권 발행 부담까지 더해졌다. 채권 발행량 증가는 시장에 채권 공급을 늘려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발행 순증량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국민성장펀드 등 준예산성 정책발 발행물량까지 가세하면서 채권 공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