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들어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투자 위험’ ‘투자 경고’ 등의 딱지가 붙은 종목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 과열 조짐이 짙어지며 경보 대상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자 경고’ 혹은 ‘투자 위험’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71개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기준 49개였는데, 올해는 11월에 이미 전년 수치를 뛰어넘은 셈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이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투자 주의’, ‘투자 경고’, ‘투자 위험’ 등 세 가지 단계로 나눠 경보를 울린다. 이 중 투자 경고나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매매가 정지될 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대형주들이 대거 경보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점이 다르다. 지난 3일 국내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돼 화제가 됐다. 한국거래소는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가 1년 전보다 200% 이상 상승했고 특정 계좌의 매수 관여율이 일정 기준을 초과해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한다”며 “17일까지 최근 15일 중 최고 종가를 기록할 경우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한화오션, 27일에는 HD현대중공업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 6월에는 스테이블코인 이슈로 폭등했던 카카오페이가 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는 대선이 있던 만큼 정책 관련 테마주들이나 반도체 중심 대형주 위주의 상승세가 눈에 띈 한 해였다”며 “시장 경보 또한 주가가 많이 오른 해당 종목들 위주로 이뤄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시장 경보 대상 종목이 늘어나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오히려 ‘관심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투자경고는 훈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오히려 시장 경보 받은 종목을 ‘갈놈갈(상승할만한 종목이 상승했다)’이라며 그것만 골라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에는 경보가 붙은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기업 노타는 지난 10일 정규장 마감 후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다음 날 주가가 24.2% 급락했고, 효성 또한 투자경고 종목 지정 이후 12일 7.8%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경보 제도가 투자자 보호의 첫 관문인 만큼, 이를 단순한 경고로 넘기지 말고 기업 실적과 시장 흐름 등 다양한 지표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유의가 지정되면 투자자들은 현재의 주가 흐름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며 “지정된 후 종목의 주가 낙폭이 커질 수 있지만 이전 주가가 비정상적인 과열로 왜곡된 것이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