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1% vs 코스닥 33%.
올해 10월까지 상승률이 33%로 코스피의 절반에도 못 미쳐 ‘못난이’ 소리를 들었던 코스닥 시장이 반전을 맞았다.
12일 오후 1시 40분 기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 상승한 902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5위인 신약 개발사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코스닥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서울대 생물교육학과를 졸업한 이상훈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곳이다. 자체 개발한 ‘그랩바디’ 이중 항체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약 후보를 개발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와의 계약 규모는 약 3조8072억원, 이 중 선급금만 585억2800만원에 달한다.
미국 수출 잭팟 소식이 전해진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날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했다. 2018년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12만6700원)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은 7조원에 육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등 9개 주요 자회사를 거느린 한화(6조7988억원)보다 더 큰 규모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도 이날 6%가량 오르며 54만원을 돌파했고, 펩트론(7%), 리가켐바이오(13%), 삼천당제약(4%)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기술 수출 기대감이 있는 인벤티지랩, 와이바이오로직스, 올릭스, 씨어스테크놀로지, 오름테라퓨틱, 유튜바이오, 보로노이 등 52주 신고가를 찍은 바이오 기업이 쏟아졌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등 바이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일제히 신고가를 찍었다.
코스닥은 대장주 알테오젠을 비롯, 시가총액 상위권에 제약·바이오 업체가 7곳이나 포진해 있다. 바이오 주식이 코스닥 시장을 쥐락펴락한다는 의미에서 ‘바스닥(바이오+코스닥)’이라는 불린다.
바이오주가 올라야 코스닥 지수도 힘을 받는 구조인 올해는 증시 자금이 반도체·방산·조선 등 코스피 중심 업종으로 쏠리면서 코스닥은 부진에 시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3477조461억원, 코스닥은 483조2354억원으로, 코스피가 코스닥의 7.2배에 달했다. 이는 최근 10년 새 최대 격차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성장주’에서 ‘실적주’로 옮겨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부터 코스닥 시장을 비롯한 종목 장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 대형주가 먼저 오르고 이후 중소형주로 상승이 확산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간 시가총액 격차는 평균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중소형주의 경기·실적·정책·수급 여건도 연말부터 개선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