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마감한 코스피-환율

지난 9~10월 코스피 ‘랠리’ 기간 소외됐던 은행·보험주가 들썩이고 있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 오른 4150.39에 마감했다.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0.4%)와 SK하이닉스(-0.3%)가 소폭 하락한 반면 신한지주(4.4%)·삼성화재(4.2%)·하나금융지주(3.8%)·우리금융지주(3.7%)·KB금융(3.3%) 등 은행·보험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형 테크주 중심으로 급등하던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그동안 소외됐던 금융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배당소득 세율 인하 기대감과 국채 금리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12일까지 코스피가 1% 오르는 동안 주요 보험사 12곳으로 구성된 KRX 보험지수는 11.4% 상승했다. KRX 업종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다. KRX 은행지수도 10.1% 올라 2위를 차지하며 금융주의 강세를 입증했다. 전통적인 ‘고배당주’가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배당소득 분리 과세 인하 가시화

정부의 세제 완화 움직임이 금융주 강세의 불씨를 지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해 과세하는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배당소득이 종합소득에 합산돼 최고 45%(지방세 제외)의 세율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기업 지배주주들이 배당을 꺼리고 기업 이익을 내부에 유보하는 관행이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의 배당소득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당시 제기된 개편안은 3년간 배당성향 40% 이상, 혹은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배당금이 5% 이상 증가한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최고세율 35%를 적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에 대해선 배당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여당 일각에서도 “세율이 양도소득세(25%)보다 높다”는 반발이 제기되면서 추가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9일 정부와 여당은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더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세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배당 활성화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정기국회에서 구체적 세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이 기존 정부안보다 10%포인트 낮은 25%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호조에 배당 여력도 확대

한·미 관세 협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주요 ‘이벤트’가 끝난 상황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새 ‘정책 테마’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정책 발표 후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난 3일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한 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로 7일 39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당정 협의 발표 다음 거래일인 10일 금융주 상승세에 힘입어 3% 급등, 40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정책 기대감에 실적 개선이 더해지는 것도 금융주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18조5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확대를 병행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분기배당 도입 이후 꾸준히 배당성향을 높여왔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는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비과세 감액배당(자본준비금을 줄여 현금으로 배당하는 방식)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방식도 다변화하고 있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은행 업권의 주주 환원 규모가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KB금융은 2027년 목표치인 주주 환원율 50%를 올해 안에 조기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