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인터넷엔 주식으로 돈 많이 벌었다는 사람들의 ‘인증’ 글이 넘쳐나는데 왜 제 계좌는 올해 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까요?”(직장인 김모씨)

코스피가 이달 초 사상 처음 4200선을 넘는 등 올해 코스피는 70%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김씨처럼 “왜 내 주식은 오르지 않나”라고 호소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이는 최근 코스피 상승이 소수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지수가 오르는 날에도 상승 종목 수는 절반 남짓에 그치기 때문이다.

10일 본지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써서 분석한 결과, 코스피가 오른 날에 상승 종목 비율(상승 종목 수를 상승, 하락 종목의 합으로 나눈 값)은 올해 4분기(11월 7일까지) 들어 50.1%로 나타났다. 이는 분기별로 따졌을 때 1999년 4분기(48.9%) 이후 최저다. 코스피가 올랐어도 상승, 하락 종목 수는 거의 비슷했다는 뜻이다. 지난 3일 코스피가 2.8% 오르며 사상 처음 4200선을 돌파한 날도 상승 종목 비율은 31.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대형주 쏠림 장세’의 결과라고 본다.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코스피 대형주(시가총액 1~100위) 지수는 71.3% 상승했지만, 중형주(101~300위)는 37.4%, 소형주(301위 이하)는 15.4% 상승에 머물렀다. 특히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82%, 233% 급등하면서 코스피 상승의 상당 부분을 이끌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코스피는 3300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나 조·방·원(조선·방산·원전) 등 올해 증시를 달군 주도주를 놓친 투자자라면 코스피 상승을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란 뜻이다.

실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이 회사에 주식 계좌를 보유한 고객 240만1502명 중 절반이 넘는 131만2296명(54.6%)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는 포스코홀딩스·카카오·금양·에코프로비엠 등이, 수익을 낸 투자자들에게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종목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