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AI(인공지능) 거품론’이 다시 부각되며 뉴욕 증시에서 테크주가 하락한 여파로 7일 코스피가 장중 3900선을 내줬다. 이후 낙폭을 줄였지만, 결국 코스피는 4000 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 내린 3953.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4000선을 밑돈 것은 10월 24일(3941.59)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이날 장중 3887.32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1.3%), SK하이닉스(-2.2%)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6일 뉴욕 증시에서 AI 관련 주요 테크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이다. 엔비디아(-3.7%), 팰런티어(-6.8%), AMD(-7.3%)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1%, 1.9% 하락했다.
전날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AI 칩 구매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를 설명하면서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AI에 대한 연방 정부의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기술주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대표 AI 기업이 AI로 수익을 못 내서 정부에 손을 내미는데 정부 지원은 없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AI 거품론’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의 감원 발표가 10월 기준으로 22년 만에 최대라는 소식, 연방준비제도 고위 인사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발언 등도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4625억원어치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하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 갔다. 반면 개인은 679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5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6조467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고, 개인은 7조4433억원어치 순매수로 대응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내놓는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추가 호재가 있기 전까지는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자, 주식 판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 원화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9.2원 오른 1456.9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감했다. 4월 이후 최고치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강달러가 이어지고, 외국인 주식 매도가 겹치며 원화 환율이 상승했다”며 “일시적으로 148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