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FOMO, 뒤처질까봐 불안한 심리)에 사고 공포에 주식을 팔았던 개미들이 달라졌다. 올해 국장이 올라도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를 일삼던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자 일 평균 2조 원 넘게 코스피 ‘사자’ 행렬을 보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가 장중 4000선을 내 주며 급락했음에도 개인들은 2조 55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1.2%, 4.1% 하락 마감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양대 반도체 주식만 1조 원 넘게 사들였다. 고공행진하던 주가가 멈칫하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급등한 주식을 뒤늦게 사고, 조금 떨어질 경우 공포에 ‘패닉 셀’하는 개미들의 패턴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0월 말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 불장 때 물렸던 것들을 털어내며 27조원에 육박하는 기록적 순매도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코스피가 4000을 넘어서며 개인 투자자들은 본격적으로 국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은 4조원에 달한다.

상장지수펀드도 마찬가지였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5일 하루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총 1455억을 순매수했다. 3위에 KODEX200이, 5위에는 KODEX반도체레버리지 상품이 각각 자리했으며, 주가가 내려갈 때 이익을 얻는 ‘인버스’ 상품은 개인 순매수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간밤 미국에서 AI 버블론을 떨쳐내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증시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와 개미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0% 오른 4092.46에 개장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조정이 이어질 수 있으나, 반도체주 중심으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조금 떨어졌다고 팔아버리는 패턴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강세장에도 조정은 늘 있다”며 “회복의 주인공은 주도주”라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역대 강세장에서도 고점 대비 10% 안팎의 조정은 있었던 일”이라며 “펀더멘털이나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오늘(5일)처럼 급락장이 나왔다고 해서 패닉셀링으로 대응하는 건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