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선을 넘기며 고공 행진하던 코스피가 5일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등으로 장중 3900선을 내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85% 하락한 4004.42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6.16% 폭락한 3867.81을 기록하며 3900선을 내주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반등해 4000선을 지키며 마감했다. 코스닥은 2.66% 하락한 901.89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9만6700원까지 하락했지만 종가는 4.1% 하락한 10만6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19% 하락한 57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AI 관련주 거품 우려로 뉴욕 주식 시장이 하락한 것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간 급등한 한국 증시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 등이 겹쳐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발 AI 고평가 논란과 엔비디아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 통제 등의 소식에 주가가 고점이라는 부담감이 부각됐다”고 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700억원을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장 초반의 급락세를 방어한 것은 2조5538억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증시 급락에 강달러까지 더하며 11.5원 오른 14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급 불균형이 가시화하면 1500원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