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국내 증시가 미국 발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에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4%이상 폭락해 3900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종가 기준 4000선 위에서 마감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85% 하락한 4004.42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6.16% 폭락한 3867.81을 기록하며 39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은 2.66% 하락한 901.89에 장을 마쳤다.
낙폭이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46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지난 4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인해 증시가 크게 출렁인 후 올해 두 번째 사이드카다. 이어 오전 10시 36분에는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올해 처음으로 발동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코스닥은 코스닥 150선물지수가 6%, 코스닥 150지수가 3%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 지속시 발동된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9만6700원까지 하락했지만 종가는 4.1% 하락한 10만6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19% 하락한 57만9000원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 속 하락하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다우존스(-0.53%), S&P500(-1.17%), 나스닥(-2.04%) 등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미국의 대표 AI 수혜주로 꼽히는 팔란티어는 고평가 우려 속에 7.9% 급락 마감하기도 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팔란티어발 AI고평가 논란과 엔비디아 블랙웰 칩 대중 수출 통제 등에 그동안의 고점 부담감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원 넘게 순매수세를 이어갔던 개인은 이날도 9714억원 순매수하며 하방을 방어하고 있다. 기관 또한 2182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오늘도 1조1535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차익실현성 매도세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전날 외국인 매물폭탄은 2000년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단행한 역대 5위의 순매도에 해당되며,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하방 베팅이 시작됐단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난달 이후 반도체 등 대형주 폭등에 따른 차익실현의 성격으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79% 하락한 919.28에 개장했다. 전날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4% 이상 상승 마감했던 코스닥 시가총액 알테오젠은 개장 후 2.7%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