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 4200 안팎까지 단숨에 내달리는 로켓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 200 지수에 연동하는 국내 대표 ETF인 ‘KODEX 200′의 순자산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대표 ETF인 ‘TIGER 미국S&P500′의 순자산을 앞지른 것이다. KODEX 200 ETF는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직전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상품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ODEX 200 ETF 순자산은 3일 11조1438억원으로 TIGER 미국S&P500 순자산(10조8709억원)을 2729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3일까지 76% 상승률을 기록하며 세계 30여 국가 주요 증시 중 수익률 최고를 기록 중이다. 이에 비해 미국 S&P500 상승률은 16.5%에 그친다. S&P500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지만 올해 상승 속도는 한국 증시에 비할 바 아니어서 밖으로 갔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거 국내로 귀환하는 모습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상장 ETF가 1000개가 넘고 개인 투자자들의 전체 주식 거래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율이 30% 이상으로 ETF를 통한 투자가 대중화되다 보니, 이번 상승장에서 지수 추종형 대형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KODEX 200과 TIGER 미국S&P500은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인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자존심을 건 간판 상품이기도 하다. 삼성운용의 KODEX 200은 2002년 10월 출시된 원조 ETF 격이고,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S&P500은 2020년 8월 상장한 신참이다. 하지만 ‘국장 투자 중심의 삼성’ 대(對) ‘해외 투자 강점의 미래에셋’ 구도 속에 강대강 매치가 이어져왔다.

순자산 규모 면에서 KODEX 200이 대부분 기간 동안 앞섰지만, 서학 개미들의 미국 투자 바람을 타고 지난해 11월 말부터 TIGER 미국 S&P500의 규모가 더 커져 지난 1년간은 TIGER 미국 S&P500의 우위 상태가 계속됐다.

그러나 이재명 랠리와 AI(인공지능)발 반도체 랠리를 타고 한국 증시에 베팅하려는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KODEX 200의 순자산 규모는 올 들어 100% 넘게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