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뉴스1

주가 급등에 공매도(주식을 빌려 파는 것) 세력이 ‘백기’를 들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헤지(위험 회피) 목적으로 대차(貸借) 잔고를 늘리고 공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 상승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를 위한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대차 거래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122조5000억원대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는 주가가 내려야만 수익을 본다. 최근 주가 상승 폭이 커지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빌린 주식을 사서 갚는 ‘쇼트커버링’에 나서는 투자자도 생기면서 공매도가 많은 종목 주가가 오히려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한 달간 공매도를 위한 대차 잔고를 갖고 있다가 상환한 액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그다음으로 TIGER TOP10, KODEX 200, HMM, 삼성중공업, SK하이닉스 순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HLB 등이 상위권에 들어갔다. 대체로 10월에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이다. 대차 잔고 상위 종목들 가운데서도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의 급등세가 뚜렷했는데, 쇼트커버링이 가세하며 주가 상승이 가팔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에서 대차 잔고 상위 종목은 HD현대건설기계·한화비전·더존비즈온·한국콜마·덴티움·엘앤에프·코스맥스·코스모신소재 등이다.

주가 하락 폭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자의 손실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개인은 올해 들어 코스피200선물지수의 일일 상승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조5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와 연동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 투자자 8735명의 평균 손실률은 68.1%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