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AP 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최근 주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펼쳤던 버크셔가 자사주를 사들이지 않으면서 주가가 ‘고점’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2일 버크셔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3817억달러(약 546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은 이뤄지지 않아,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사의 주가 부양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의문을 샀다. 버핏은 2018년 주주 서한을 통해 “자사주 매입은 버크셔의 주가가 내재 가치(기업의 이론적 실질 가치)보다 낮고, 매입 후에도 충분한 현금이 남을 경우에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UBS는 “버크셔는 보통 주가가 내재 가치보다 15% 이상 저평가됐다고 판단할 경우 자사주를 사들인다”며 “최근 주가 하락에도 여전히 내재 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자사주 매입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버크셔 주가는 올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버핏 회장이 2025년 말 은퇴 계획을 전격 발표한 이후 주가가 약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주가 지수인 S&P500 지수는 약 2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