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포르투갈 포르투의 틸싯 갤러리에서는 한 한국인 작가의 개인전 ‘허밍 레터’가 열렸다. 이름은 권지안, 우리에겐 가수 솔비로 더 익숙한 그녀다. 한때 “사과는 그릴 줄 아니?”라며 조롱받던 그녀가 어느덧 13년 차 작가로 국경을 넘나들며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행사에서도 솔비는 ‘세계를 물들이는 K-미술 특별전’의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현재 솔비의 작품 가격은 2300만원을 호가한다. 많은 ‘아트테이너(예술 활동을 하는 연예인)’가 있지만, 잘 팔리는 작가가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30일 ‘머니가 만난 사람’에서 솔비는 그 비결을 털어놨다.
솔비는 “20대 삶을 가수의 꿈에 쏟아부었다면 30대는 작가로서의 도전에 열정을 부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꿈이 가수였어요. 그런데 막상 꿈을 이루고 보니 힘들었어요. 아직 자아가 튼튼하지 않을 때였고. 머리에 스프레이가 굳어 딱딱한 채로 자고 일어나서 미용실 가서 머리 감고 방송하러 가고. 번아웃이 왔을 때 심리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 미술을 권유받았죠.”
그러나 세상은 그녀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비판과 조롱이 많았다. 악플에 힘들 때면 솔비는 “이건희 회장님의 말씀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우연히 이건희 회장님의 ‘취미 생활이라도 남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굉장히 훌륭한 일이다’라는 어록을 봤어요. 진짜 공감되는 말이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직업이 됐어요.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그림을 그릴 때마다 기부도 하고 있어요.”
솔비의 그림은 방송인 전현무, 가수 박기영 등 많은 유명인이 소장하고 있다. 첫 컬렉터는 이석우 카카오 전 대표였다.
“부모가 맞벌이라 아이가 혼자 장난감을 갖고 노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었어요. 이석우 대표님이 그 그림을 보시곤, 본인도 일이 바빠서 아이를 잘 못 챙겼는데 이 그림을 보니 그 마음이 생각난다고 하시면서 구입해 주셨어요. 음악과 미술은 표현 방식만 다를 뿐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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