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직장인 김모(30)씨는 요즘 틈만 나면 주식 창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씨는 “SK하이닉스와 반도체ETF 등에 투자해 조금 재미를 보고 있는데, 언제 팔아야 하나 매일 고민이다”라며 “살짝 내려가기 시작하면 바로 팔아버리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양모(30)씨 또한 최근 3년 묵힌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양 씨는 “9만원 됐을 때 ‘이제 고점이다’ 싶어서 팔아버렸다”라며 “이제 어디가 고점인지 감도 안 잡혀서 추가 매수할 생각도 없다. 당분간은 등락이 무서워서 지켜만 보려 한다”고 했다.

국내 증시가 4000선을 넘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과열된 증시에 막차를 탑승하려는 수요도 있지만, 반대로 차익 실현 후 국장을 떠나려는 투심도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 4000 넘었지만 개인은 떠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6조 2247억원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4조 4183억원, 2조 1725억원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판 주식은 삼성전자로 6조517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우선주를 포함할 경우, 개인은 이달 약 7조3000억원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오랜 기간 물려 있던 주식 가격이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과 동시에, 단기간 증시가 급등하자 ‘고점’이라고 판단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 30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상장지수펀드(ETF) 3위에 KODEX200선물인버스2X가 올랐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1798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KODEX인버스 또한 개인 자금 337억원이 순유입됐다.

◇‘포모(FOMO)’ 대신 ‘포포(FOPO)’

이를 두고 최근에는 ‘포포(FOPO·Fear Of Peak Out)’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포모(FOMO)’가 급등장 속 소외될까 불안한 심리에 주식시장에 늦게나마 뛰어드는 투자자들을 의미한다면, 포포는 증시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판단해 장을 떠나거나, 진입을 주저하는 투자자들을 뜻한다.

국내외 주식에 다양하게 투자한다는 직장인 오모(29) 씨가 대표적인 ‘포포족(族)’이다. 오 씨는 “얼마 전 9만원대에 팔아치운 삼성전자가 너무 올라서 다시 들어가야 할까 고민이 되는 동시에, 내가 사면 바로 떨어질까 두려워서 관전만 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들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데, 국장은 아직 신뢰감이 없어 올라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인 상황”이라고 했다.

◇공포 지표 상승에 투자자 불안 가중

공포를 나타내는 시장 지표들도 투자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종가 기준 30.46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30 이상으로 오른 건 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4월 이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VKOSPI지수는 34.58까지 오르기도 했다.

통상 VKOSPI 지수가 40을 웃돌면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과도하게 큰 ‘패닉 국면’으로 인식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VKOSPI 30%대는 투자위험을 경고하는 레벨로, 풋옵션보다 콜옵션의 영향력이 높게 작용했는데, 이는 상방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투자 수익과 위험이 동시에 높아졌기 때문에 위험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