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2일 본지가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의 최근 신규 계좌 개설 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한 달 동안 83만8548건이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60만8295건)보다 38% 급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계좌 개설 추이를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투자 심리 지표로 본다. 2020~2021년 코로나 강세장 때도 새로 계좌를 개설해 주식시장에 참전한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한국 주가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주류를 이루지만 일부 고령층은 직접 지점에 와서 계좌 개설을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오랜만에 증권 앱에 로그인했는데 계좌가 휴면 상태여서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달라는 투자자 문의로 콜센터가 북새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존에 거래하던 개미들의 ‘손’도 커지는 중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은 하루 평균 2만8729건으로 9월(1만8957건)보다 52% 늘었다. 2021년 8월(3만4543건) 이후 4년 2개월 만에 대량 주문이 가장 많았다. 1억원 이상 과감한 투자가 쏠린 종목은 삼성전자가 1위였고 SK하이닉스가 2위였다.

코스피가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5거래일간 개인들은 1조15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번 상승장에서 내내 순매도 우위였던 개인들이 처음으로 유의미한 순매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증시 대기 자금도 많이 쌓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85조713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예탁금은 지난달 중순 80조원을 처음 돌파한 후 10여 일 만에 5조원이 더 불어나며 빠른 속도로 자금이 모이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 29일 25조968억원을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5조원대를 넘었다. 30일엔 25조2725억원까지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2021년 9월 13일 25조6540억원)에 다가섰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대체 투자처를 물색하던 개인 투자자를 주식시장으로 이끌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 증가는 최근 한국 증시 상승의 핵심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