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0%가량 급등하며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5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투자 전문 기관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JP모건은 “코스피 수준은 여전히 싸다”며 앞으로 12개월 기준 코스피 목표치를 5000으로 제시했다. KB증권 역시 “40년 만의 장기 상승 국면이 시작됐다”고 평가하며 내년 코스피가 500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지배 구조 개혁을 통한 가치 재평가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세 인하, 기업 투명성 강화가 이뤄지면 코스피는 5000을 넘어 최대 6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특히 한국을 아시아 지역 내 ‘최선호(Top Overweight)’ 시장으로 유지하며 반도체·지주회사·금융·조선·방위산업 등을 주요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한 반도체는 여전히 핵심 투자처”라며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 3차 개정안(자사주 소각 의무화)과 세법 개정이 계획대로 진행 중인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기술적으로 과열 신호가 보이더라도 단기 조정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B증권도 전날 발표한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5000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이번 강세장이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1980년대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 이후 40년 만에 재현되는 장기 상승 국면의 초입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와 유가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드문 환경이 형성되면서 한국과 같은 비(非)달러 국가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강화로 코스피 가치 재평가와 주요 업종의 사상 최고가 갱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원전·전력·조선·방산·증권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8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램 공급은 2028년 이후에야 늘어날 것으로 보여 내년과 내후년까지 D램 시장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이 웨스팅하우스를 중심으로 원전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고, 한미 원전 협력 프로젝트 ‘마누가(MANUGA)’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