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코스피가 39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달 2일 3500선을 돌파한 뒤 10일 3600선, 16일 3700선, 20일 3800선을 차례로 넘어선 데 이어 24일 3900선마저 뚫은 것이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6.03포인트(2.5%) 급등한 3941.5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3900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날 장중엔 3951.07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2조원어치 넘게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4000억원, 5800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감과 인텔 호실적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맞물리며 코스피가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도 1.27% 오른 883.08에 마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23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부터 말레이시아를 거쳐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9일 이재명 대통령,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며 양국 간 무역 분쟁 해소 기대가 커지자, 23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0.31%, S&P 500은 0.58%, 나스닥지수는 0.89% 각각 올랐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훈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4% 오른 9만88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6.6% 넘게 급등한 51만원에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만원을 돌파했다. 이날 상승으로 삼성전자(586조440억원), SK하이닉스(371조2810억원), 삼성전자우(63조7280억원)의 합산 시가총액은 1021조530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LG에너지솔루션(+9.9%), 두산에너빌리티(+6%), HD현대중공업(+3%)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단기 과열 신호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하단을 받쳐주고 있다”며 “유동성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인 만큼 중기적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이벤트가 변수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미 무역협상, 미·중 정상회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결과에 따라 증시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한미 무역협상 결과에 따른 환율 안정 여부가 외국인 자금 유입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내린 1437.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