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이 LG화학에 주주 행동주의를 개시했다. 팰리서캐피털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LG화학 주가가 한국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인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주주행동주의 개시 이유를 밝혔다.
팰리서캐피털은 LG화학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장기 주주로 상위 10대 주주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 펀드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임스 스미스는 과거 삼성전자와 현대차 경영권 승계 문제에 제동을 걸면서 한국에 이름을 알린 앨리엇 매니지먼트 출신이다. 팰리서는 앞서 삼성물산, SK스퀘어에도 주주 가치 제고 요구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팰리서캐피털은 LG화학에 이사회 구성 개선과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진 보상 제도 개편, 수익률을 지향하는 자본 배분 체계 시행,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 장기적인 주가 저평가 관리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현재 이사들은 경영 전문성과 자본 배분 경험이 부족한 학계 출신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투자자들이 LG화학의 강력한 배터리 사업을 간과한 채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기업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주가가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스미스 CIO는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13D 모니터 액티브 패시브 투자 서밋’에서 “LG화학의 주가가 본래 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이유는 기업 지배 구조에 대한 신뢰 부족과 주주와의 이해관계 불일치, 부실한 자본 배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외국계 펀드의 이 같은 요구에 LG화학 주가는 22일 13.01% 급등, 52주 신고가인 3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