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38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상승하는 가운데 상반기 미국 관련 상품을 주로 내놓았던 운용사들이 앞다퉈 한국 주식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자 ETF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투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2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ETF’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국내 대표 전력 기기 기업 열 곳을 중심으로 구성한 ETF다. 모두 한국 회사다.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9월부터 자산 운용사들의 한국 주식형 ETF 출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ETF 135개 가운데 한국 주식형 ETF는 30개였는데, 약 절반(14개)이 지난 두 달간 집중적으로 상장됐다.
반면 상반기 미국 증시와 호황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 주식형 ETF의 비율은 줄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는 57개로 한국 주식형 ETF보다 많았지만, 최근 두 달만 놓고 보면 한국 ETF 상장의 절반인 7개 수준에 그쳤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이끄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한국 증시를 밀어 올리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21일까지 상장된 국내 주식형 ETF 중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를 포함해 ‘KODEX 코리아소버린AI’, ‘1Q K소버린AI’, ‘RISE AI 전력 인프라’, ‘SOL 한국AI소프트웨어’ 등 3분의 1이 국내 AI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였다.
운용사들이 관련 ETF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 증권사들은 새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의 증권사 60곳이 지출한 광고 선전비는 총 19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코스피는 22일 1.6% 올라 3883.68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