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앨리엇 매니지먼트 출신이 세운 영국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에 주주 행동주의를 개시했다.

팰리서캐피탈은 22일 보도자료에서 “LG화학 주가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인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된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69조원(483억달러) 규모의 가치 격차가 존재한다”며 주주 행동주의 개시 이유를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소식이 알려지면서, 개장 초반 LG화학 주가는 전날대비 10%가량 뛰었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장기 주주로 상위 10대 주주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앞서 삼성물산, SK스퀘어에도 주주가치 제고 요구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이사회 구성 개선과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진 보상 제도 개편, 수익률을 지향하는 자본배분 체계 시행, 80%에 달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현물 대가로 활용하는 자사주 매입, 장기적인 주가 저평가 관리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

팰리서 설립자 겸 CIO(최고투자책임자)인 제임스 스미스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13D 모니터 액티브 패시브 투자 서밋’에서 “LG화학의 현재 시가총액이 14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르지만 본래 가치는 530억 달러(약 76조원)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LG화학의 기업 지배 구조에 대한 신뢰 부족과 주주와의 이해관계 불일치, 부실한 자본 배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이사들은 경영 전문성과 자본 배분 경험이 부족한 학계 출신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투자자들이 LG화학의 강력한 배터리 사업을 간과한 채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기업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주가가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등을 거론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팰리서캐피탈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엘리엇 투자운용의 홍콩 부문장을 지낸 제임스 스미스가 2021년 설립한 행동주의 펀드다. 앨리엇은 과거 삼성전자와 현대차 경영권 승계 문제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에 외국계 해지펀드로 이름을 알렸다. 팰리서의 운용자금은 작년 말 기준 약 10억 달러(약 1조 4300억원) 수준으로 2023년 삼성물산, 지난해 SK스퀘어의 지분을 사들인 후 삼성그룹과 SK그룹을 겨냥한 주주 제안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