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

북극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가는 에스키모인들은 오래전부터 한 가지 규칙을 만들어 지켜왔다. 마을 사람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사냥에 성공한 사람이 고기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오늘은 내가 이웃을 살리고 내일은 이웃이 나를 살린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수천㎞ 떨어진 페루 안데스 산간 마을에서도 이와 유사한 ‘아이니(Ayni)’ 풍습이 전해진다. 야크와 같은 가축을 공동으로 관리하며 누군가 가축을 잃으면 그 손실을 마을 전체가 나누어 부담했다. 서로의 삶을 지키는 작은 연대가 곧 생존의 법칙이었다.

생명보험의 본질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예기치 못한 사고, 질병, 죽음의 위험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상부상조의 정신을 구현한 제도가 바로 생명보험이다. 개인의 불행이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모두가 서로를 지켜주는 안전망인 것이다. 그래서 생명보험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탱하는 약속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취약 계층은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서로의 사정을 헤아리고 보듬어주는 나눔의 실천이다.

생명보험 업계도 함께 사는 금융에 발 벗고 나섰다. 생보사들의 출연금으로 조성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다문화·저소득 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물론, 고위험 산모와 소아암 환자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업권에서 300억원의 상생 기금을 마련하여 전국 지자체와 신용 보험, 다자녀 안심 보험 등을 무상 제공키로 하였다. 또 서울시와 함께 손목닥터 9988과 연계한 보험료 할인을 추진하는 등 상생 금융을 위한 공공·민간 차원의 의미 있는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도시는 우리가 함께 나눔으로써 지탱된다”고 말했다. 우리 생보업계도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사람을 위한 금융’으로서 변함없는 상생의 길을 동행해 나갈 것임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