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 중구 한국금거래소 영종도점에서 전시 중인 골드바와 실버바. /연합뉴스

최근 귀금속과 전략 자원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관련 투자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자재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김치 프리미엄(같은 자산이 해외보다 한국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금·팔라듐·희토류까지원자재 전성시대

1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팔라듐 선물(先物) 가격은 장중 온스당 1627달러까지 치솟았다. 연초 대비 팔라듐 가격 상승률은 75%로, 금(약 58%)을 상회한다. 팔라듐은 자동차·전자 부품, 치과 재료 등에 쓰이며, 금·은·백금과 함께 4대 귀금속에 포함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안전 자산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금·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이 영향이 팔라듐 등 다른 귀금속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금과 은 가격 상승세도 여전히 거세다. 지난 15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금 12월물 선물은 온스당 4223.23달러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초로 4200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날 은 또한 온스당 52.4달러로 올라, 1980년 이른바 ‘은 파동’ 당시 최고가 50달러를 45년 만에 넘어섰다.

첨단 무기·전기차·반도체에 필요한 광물인 희토류의 경우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격화할수록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정부 주도로 자국 최대 희토류 채굴 업체인 MP머티리얼스에 직접 투자하는 등 자국 내 광물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 뛰자 ETF도 날았다

원자재 가격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은 계속 상승 중이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한국 ETF 수익률 1~20위권 내 원자재 관련 ETF는 5개였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의 월간 수익률이 31.8%로 가장 높았고, RISE팔라듐선물(29.1%), ACE 골드선물레버리지(29.1%), ACE KRX 금현물(29.0%), TIGER KRX 금현물(28.9%) 등이 뒤를 이었다.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한국 ETF는 ACE KRX금현물로, 총 6038억원 증가했다. 또 다른 금 ETF인 TIGER KRX 금현물 ETF는 순자산 1843억원이 증가하며 5위를 기록했다. KODEX 은선물 ETF는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434억원이 순유입됐는데, 이는 지난달 전체 순유입액(341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김치 프리미엄’은 유의해야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차를 두고 경기를 반영하는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유동성 지수를 보통 12개월가량 후행한다”며 “올해 초부터 미국 외 지역 위주로 돈이 많이 풀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혹은 후년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최근 한국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20%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관련 ETF 투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의 금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가격이 다른 국가보다 일시적으로 오른 상황인데, 이른 과수요가 해소되는 과정에 한국 금값이 글로벌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 금 가격에 연동된 ETF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투자자 공지를 통해 “한국과 국제 금 시세의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 금 ETF 투자 전 이를 인지하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