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600선을 돌파하는 기록적 상승장과 네이버 등 IT 성장주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카카오는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카카오 주가는 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7% 상승한 것과는 대비된다. IT 경쟁사인 네이버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10.4% 상승했다. 최근 카카오 주가는 연중 최고(7만400원)과 대비해서도 약 15% 감소한 5만 9000대에서 머물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 부진은 카카오톡 업데이트의 후폭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카카오톡 UI 업데이트를 진행,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피드 형태로 바꾸며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카카오 주가는 업데이트 전날인 22일 6만6400원이었지만, 업데이트 발표 당일 6만3300원으로 4.7% 하락했고 최근에는 5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업데이트 이후 카카오톡 시가총액 약 3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오는 21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1심 선고로 카카오 주가는 또 한번 기로에 설 전망이다. 지난 8월 검찰은 1심 공판에서 김 위원장에게 2023년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적격성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추진 중인 원화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죄가 선고돼 2년간 유지되던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카카오의 AI 활용과 조직 효율화 등 혁신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말부터 오픈 AI와의 공동 프로덕트인 ‘챗GPT 포 카카오’를 출시, 카카오톡 앱에서 챗GPT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더해 온디바이스 AI ‘카나나’의 출시도 함께 예고하며, AI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14일 카카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8만 7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남 연구원은 “카카오는 AI를 통한 구독 수익 모델을 고려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구독 수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카카오 이익의 대부분이 광고와 커머스에서 창출되고 있는데, AI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구독’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