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 중구 한국금거래소 영종도점에서 전시 중인 실버바. /연합뉴스

은값이 1980년 ‘은 파동’ 때 기록한 고점을 갈아치웠다. 안전 자산인 금이 트로이온스당 4100달러를 넘기는 등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은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50.13달러에 마감하며 6.8% 올랐다. 1980년 1월 48.7달러라는 기록을 깼다.

WSJ는 “올해 은 가격은 73% 급등하여 2025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자산 중 하나가 됐다”며 “이는 온스당 4000달러를 넘은 금의 56% 상승률과, 나스닥 종합지수의 17% 상승률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라고 했다.

은의 경우 금처럼 귀금속으로서 안전 자산 가치가 부각되는 데다, 수급 불균형과 산업 수요까지 겹쳐 가격 급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은 전자제품·태양광·반도체·AI 부품 등 친환경·기술 산업에 필수 소재로도 쓰인다.

그런데 금-은 비율(GSR, Gold-Silver Ratio)은 21세기 들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100배를 넘겨 여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은 비율은 금 1트로이온스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은의 양을 나타낸다. 숫자가 클수록 은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통상 50~70배 사이다.

‘트로이온스당 50달러 돌파’, ‘금-은 비율 100배 돌파’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기고부터 은 투자에 대한 관심도 가속화하고 있다. 은값이 트로이온스당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은 공급업체 솔로몬 글로벌의 폴 윌리엄스는 “내년 말까지 은값 100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며 “(은값이) 매수 절정(buying climax)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BNP파리바 포르티스 필리프 히셀스 수석 전략가는 “은이 100달러 넘어서는 날이 머지않았다”며 “역사상 가장 긴 귀금속 강세장 서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으로 금보다 은의 가격 변동성이 더 크고, 하락 위험 또한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통적으로 금과 은 가격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여 왔는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금 가격을 끌어올리며 이런 상관 관계가 최근 약해졌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금과 달리 은을 지탱하는 제도적, 경제적 기반이 부족하다”며 “금값이 오르더라도 중앙은행들은 더 저렴한 대체재를 찾지 않는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