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대중 관세 발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는 내용을 올렸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10일 트럼프의 발언으로 다우(-1.90%), 나스닥(-3.56%), S&P500(-2.71%) 등 주요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4월 2일 트럼프가 ‘해방의 날’을 선언하고 글로벌 무역전쟁을 시사했을 당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침까지만해도 투자자들은 관세로 인한 매도 심리보다는 FOMO로 인한 거품을 더 우려했다”며 “(트럼프의 대중 관세 발언이) 시장의 뜨거운 상승세를 꺾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12일 오후 트럼프가 유화 발언을 내놓자 다우 선물 (+0.77%), S&P500 선물 (+1.13%), 나스닥 선물 (+1.63%) 등 대부분 상승 전환했다.
이번 사태에 가상 자산 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발언 하루 만에 19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고, 이 중 70억 달러는 단 1시간 만에 정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트럼프의 발언 30분 전, 비트코인을 공매도해 약 8800만 달러의 수익을 낸 트레이더가 등장하면서 내부자 거래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3% 이상 급락하며 11만 1000달러선에서 횣보하다가 이날 11만 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더리움(+10.0%), 리플(+6.9%), 솔라나(+12.9%) 등 주요 가상 자산 대부분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투자자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트럼프 그만 말해라”, “하루만에 번복할 줄 몰랐다. 팔지 말고 가만히 있을 걸 그랬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코인은 탈중앙화 특성상 국제 정세에 가격이 좌우되지 않는다고 알고 꾸준히 매수해왔는데, 이번에 크게 데였다”며 “‘디지털 금’이라는 코인 말고 진짜 금을 매수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