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현재 6700대인 S&P500 지수가 올 연말 7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각) S&P500은 전날보다 0.58% 오른 6753.72에 마감했다. 같은 날 나스닥 종합지수도 1.12% 오른 23043.38에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S&P500은 종가 기준 33번째, 나스닥은 32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상승은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가 견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 급증을 언급하며 “우리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2.2%)를 포함, 마이크로소프트(0.17%), 애플(0.62%), 아마존(1.55%) 등 대형 기술주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주가 오르자 지수 전망 높여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자 월가에서는 서둘러 S&P500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S&P500의 연말 전망을 6600에서 6800으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의 주가 수준은 역사적인 고점이지만, 거시경제적 배경과 기업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적정 가치에 가깝다”고 했다.
몬트리올은행(BMO), 야데니리서치, 도이체방크 등도 각각 기존 6700, 6800, 6550이던 연내 전망치를 최근 모두 7000으로 상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2개월 내 S&P500 전망을 7200으로 잡았다. 에버코어ISI도 S&P500이 내년 775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버코어ISI는 30% 확률로 맞닥뜨릴 수 있는 ‘버블(거품) 시나리오’에서 S&P500이 9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연초 대비 S&P500과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각각 15%, 19.5%에 달한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 여파로 인한 저점과 대비해서는 35.5%, 50.9% 상승했다.
올해 추가 상승을 위한 동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AI 관련 산업이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기존 증시를 이끌었던 매그니피선트 7(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테슬라) 등 대형주와 함께 AMD, 브로드컴, 오러클, 팔란티어 등 AI 반도체와 인프라 관련 기업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 네 기업의 연초 대비 평균 상승률은 78.4%로, 같은 기간 M7 평균 상승률(19.2%)을 크게 상회한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도 증시 랠리에 불을 붙이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연준이 이달과 오는 12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준이 10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92.5%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자산배분전략 총괄은 “탄탄한 기업 이익 증가와 연준의 금리 인하, 그리고 세계적인 재정 확장이 증시에 지속적 상승 모멘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주가 버블 우려도 여전
다만 일각에서는 AI 거품론 등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영국 중앙은행은 8일 “여러 측면에서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으로 보이며, 특히 AI에 주력하는 기술 기업들의 경우 더 그렇다”며 “AI의 영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경우 주식 시장은 특히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증시 과열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버핏 지수(GDP 대비 시가총액)’도 최근 200%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150%였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당시와 190% 수준이었던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투자증권 전략가는 “AI 수요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술주 중심으로 단기 조정이 반복될 수 있다”며 “AI 랠리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도 여러 차례 큰 폭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