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전체 기금 자산 중 국내 주식에 투자한 비율이 올해 연말 목표치인 14.9%를 넘어선 15.3%를 기록했다.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발표한 7월 말 기준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 및 수익률’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굴리고 있는 기금 자산은 1300조원을 돌파한 1304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주식에 467조5360억원(35.8%), 국내 채권에 325조4510억원(24.9%), 대체 투자에 212조5120억원(16.3%), 국내 주식에 199조6360억원(15.3%)이 투자돼 있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에 투자해 현재까지 거둔 수익률은 7월 말 기준 38.61%에 달한다. 연초 이후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5.26%)을 앞선다. 해외 주식에 투자해 거둔 수익률은 5.17%에 그친다. 국내 주식 부문 수익에 힘입어 7월 말까지 전체 기금 수익률은 6.88%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뉴스1

문제는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은 작년 말 11.5%에서 현재 15.3%로 크게 늘어났다. 주가가 오르면서 평가액이 크게 불어난 결과다. 연금은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을 14.9%, 내년 말 14.4%로 잡고 있다. 2029년 말에는 이 비율을 13.0%까지 낮춘다는 중기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연기금은 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이 낮고 외국 주식만 잔뜩 사나”라고 했었다.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이 목표치인 14.9%를 넘어섰지만, 연금은 국내 주식의 ‘전략적 자산 배분(SAA)’ 허용 범위를 ±3.0%포인트로 잡고 있어 아직 국내 주식을 더 살 여력이 된다. 그러나 정부 바람대로 주가가 계속 가파르게 상승해 평가액이 허용 범위 상단마저 넘어선다면 연금이 매도를 통해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율이 작아지더라도 절대 투자액은 도리어 늘어나는 구조다. 현재 9%인 보험료율(내는 돈)이 내년부터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2053년 3659조원(연평균 수익률을 5.5%로 가정)으로 불어나고, 이때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이 13%라면 연금이 보유할 국내 주식은 475조원어치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