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에 온 가족이 미국 여행을 계획했는데,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부터 서둘러야겠어요. 우리 가족이 4명이라 다음 달에 신청하면 10만원 넘게 더 내야 하거든요.”(주부 이모씨)

다음 달부터 미국을 방문하려는 여행객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미국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오는 30일부터 ESTA 수수료를 현행 21달러(약 2만9000원)에서 40달러(약 5만6000원)로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인상 폭은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앞서 미국은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도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로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미국 비자심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뉴시스

ESTA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41국 국민이 비자 없이 최대 90일 동안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여행사들은 미국 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들에게 ESTA를 이달 내에 미리 신청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기존에 발급받은 ESTA의 경우 유효 기간(2년)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이미 승인을 받은 여행자는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수수료 체계는 처리비 10달러와 허가비 30달러로 나뉜다. 만약 신청이 거절되면 처리비 10달러만 부과되고, 나머지 30달러는 환불된다. CBP는 이번 조치가 지난 7월 미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근거한 것이라며, “소비자 물가 상승을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ESTA 수수료 인상에 따라 한국인 여행객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작년에만 약 170만명의 한국인이 미국을 방문했는데, 단순 계산하면 전체적으로 약 4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참고로 ESTA 신청은 반드시 미국 국토안보부 공식 홈페이지(esta.cbp.dhs.gov)에서 직접 진행해야 한다. 온라인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면 공식 수수료의 4~6배에 달하는 바가지 요금을 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