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가 2010년 9월 29일 수요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BYD M6 자동차 출시 행사에 참석한 모습./게티이미지코리아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중국 전기차 BYD 투자가 17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버핏은 그의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고(故) 찰리 멍거의 추천으로 2008년 신생 BYD에 처음 투자했다.

21일 CNBC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의 1분기 재무 보고서에서 BYD에 대한 투자 가치가 지난 3월 31일 기준 ‘0’으로 기재됐다고 보도했다. 버크셔는 2008년 9월 BYD에 2억3000만달러를 처음 투자한 이후 2022년 8월부터 매도에 나섰는데, 이제 지분 전량을 판 것이다. 매도 시점인 2022년 2분기 버크셔가 보유한 BYD 지분 가치는 90억달러에 달했다. 투자 기간 동안 BYD 주가는 3890% 상승했다.

가치 투자의 명가 버크셔에도 BYD 투자는 가장 성공한 투자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08년 처음 투자할 당시 중국의 작은 전기차 업체에 불과했던 BYD에 투자를 강력 추천한 것은 찰리 멍거였다. 버핏은 추후 인터뷰에서 “어느 날 찰리가 전화해 ‘BYD를 사야 해. 회사를 이끄는 저 사람(왕촨푸)은 토머스 에디슨보다 낫다’고 했다”고 말했다. 멍거는 2009년 연례 주총에서 “워런과 내가 미쳤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회사(BYD)와 왕촨푸 CEO의 업적을 ‘기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BYD 주가가 고공 행진하던 2022년 버핏이 보유 지분 정리에 들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시기상조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이에 대해 “버핏은 언제나 교과서적인 원칙을 따르며, 승자에도 무조건 집착하지 않는다”며 BYD에 대한 투자 흐름 역시 여기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으로 올라선 BYD는 최근 중국 내 저가 출혈경쟁이 심화하면서 추가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주가는 4개월 동안 20% 하락했다. BYD는 최근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