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Gb GDDR7(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24Gb GDDR7 D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반도체 겨울이 온다’ 등의 보고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 주가를 흔들어놨던 ‘반도체 저승사자’ 모건스탠리가, 비관론을 접고 ‘AI 수퍼사이클 수혜’를 점치는 보고서를 냈다. 삼성전자를 메모리 업종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메모리 수퍼사이클-AI(인공지능) 수요가 메모리 전반을 견인한다(Memory Supercycle-Rising AI Tide Lifting All Boats)’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메모리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강력한 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2026년 메모리 시장에 상당한 수요-공급 불일치를 야기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이 투자은행은 ‘빙산이 다가온다’며 반도체 시장을 어둡게 봤었다. 2021년 8월에는 ‘메모리-겨울이 오고 있다(Memory-Winter is coming)’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8월 7일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 미래상상SF관에서 반도체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구조 등에 관한 설명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모건스탠리가 불과 5개월 만에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AI가 있다. 이 은행 애널리스트들은 AI 수요가 업황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면서 ‘이번 겨울은 따뜻할 것(A Warm Winter This Year)’이라고 내다봤다. AI 관련 서버 및 모바일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4분기 D램 평균 판매 단가(ASP)가 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최선호주(Top Pick)’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올렸다.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도 기존 ‘중립(Equal-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는 26만원에서 41만원으로 58% 대폭 상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속속 올리는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날 9만6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조정했고, 앞서 한화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SK증권 등도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1만원으로 올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22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수에 힘입어 장중 전 거래일 대비 5.4% 오른 8만4000원을 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