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내보이고 있다. /뉴스1

최근 금값이 고공 행진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은(銀)을 대체 투자처로 삼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국제 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제 은값도 2011년 이후 최근 14년 만에 온스당 40달러를 넘어서 최고가를 찍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실버바를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누적 실버바 판매액은 56억9603만원이다. 작년 한 해 판매액(7억9981만원)의 약 7배다.

그래픽=김현국

은행에서 제공하는 금 투자 상품인 ‘골드뱅킹’처럼 실버뱅킹 상품도 있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실버뱅킹 상품인 ‘실버리슈’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실버리슈 잔액은 작년 9월 대비 95% 증가했다.

이 상품은 실물 없이 0.01g 단위로 은을 거래할 수 있다. 다만 매매 차익에 대해 15.4%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고, 거래 수수료도 3.5% 내외가 붙는다.

증권사에서 실버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은 선물 가격을 추종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금은 선물’은 은 투자 비율을 10%로 가져간다. 은 ETF는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지만, 다른 금융 상품처럼 매매 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

은을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할 수도 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모바일 앱에서는 소액으로 e은을 1g부터 사고팔 수 있다. 비과세이지만 실물 인출 시에는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다만 은에 투자할 때는 금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와 보석 수요가 대부분인 금과 달리 은의 약 60%는 산업용으로 쓰인다. 최근 은의 산업 수요가 급증한 것도 가격이 오른 원인 중 하나다.

하나금융연구소 황선경 연구위원은 “은은 상승이나 하락 추세에서 금보다 1.5~2배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