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코스닥 시장 정상화를 지시하면서 코스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1.48% 상승한 847.08에 마감하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 주요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에 못 미친 코스닥 상승폭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닥 상승률은 코스피보다는 부진했다. 지난 6월 4일 이후 12일까지 코스닥은 12.9%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22.5%로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건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코스닥 시장 정상화를 언급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코스닥 시장 정상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내부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우량주들, 전망 있는 혁신 기업들, 벤처 기업들 이런 데가 좀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수십 년간 (코스닥에는) 몇 십원짜리 주식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지적했고, 같은 자리에 있던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빠른 시간에 마련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코스닥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그간 코스닥에 대한 주목도가 덜했던 것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했던 반도체 종목들로 이뤄진 KRX반도체 지수는 약 45.9% 상승한 반면, 코스닥 유력 업종인 제약·바이오 기업 위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19.1% 상승에 그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은 정보기술(IT)과 산업재 섹터를 주목했으나 코스닥 내 시스템 반도체 가치 사슬 비중이 작았다”며 “산업재 상승을 주도했던 기계, 조선, 방산도 코스피 종목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양인성

코스닥 내 진작 퇴출되었어야 하는 부실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해왔다는 것도 문제다. 또 코스닥은 단타 매매 성향이 강한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아 주가 변동성이 크고 지속적인 상승 동력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1~10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비율은 81.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개인 투자자 비율은 약 68.6%였다.

◇일본처럼 개편?...’천스닥’ 갈 수 있나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시장 정상화’를 공언한 만큼, 향후 정책에 따라서 코스닥 시장 성장 가능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과거 일본 증시 사례처럼 부실 기업이 대거 정리될 경우, 현재 800 선에서 머물고 있는 코스닥이 1000대로 올라서는 ‘1000스닥(천스닥) 시대’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일환으로 2022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증권 시장을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 3단계로 재편하며, 시가총액·유동성 등 상장 요건을 강화했다. 그 결과 전체 상장사의 5% 이상인 200여 기업이 요건 미달 상태로 분류돼 하위 시장 이전이나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미국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코스닥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통상 금리 인하기 때는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서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중소형 주나 성장주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정부 정책 또한 R&D(연구개발) 세액공제 등 중소벤처 주도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며 “성장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들은 코스닥을 추가할 적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