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학’으로 유명한 조던 피터슨 토론토대 교수는 ‘성공을 원하면 청소부터 하라’고 조언했다. 성공한 사람의 집은 현관부터 냄새가 다르다는 말도 있다. 성공한 이들의 공간은 과연 어떻게 꾸며져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줄 인물은 스타들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조희선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다. 그는 아역배우, 여성 최초 외제차 딜러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시작해 전업주부로 10년을 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됐다. 개그우먼 박나래, 배우 김명민, 황신혜 등 수많은 스타가 집이 그의 손을 거쳤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반포7단지, 개포주공5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의 인테리어 스타일링도 조 대표가 맡았다.

그의 남다른 경험과 철학, 그리고 성공의 비결을 자세히 알아봤다. ‘은퇴 후 인테리어’에 대한 노하우에 대해서도 상세히 들어봤다. 11일(목) 조선일보 경제부의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 공개된 ‘머니가 만난 사람’을 통해서다.

◇10년 전업주부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조 대표 아역배우 시절 모습. /조희선 대표 제공

조 대표의 첫 직업은 아역배우였다. 1980년대 MBC에서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의 1기 아역 배우로 활동했다. 하지만 배우 생활을 이어가진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장희빈’을 마지막으로 배우 생활을 접었다. 조 대표는 “연기가 ‘발 연기’였고 대사를 외우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 경험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그는 “어렸을 때 경험치가 지금 하는 방송이나 유튜브 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줬다”며 “모든 경험은 버릴 게 없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벤츠 딜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여성 딜러가 거의 없던 시절, 그는 운전면허도 없는 상태에서 과감히 도전했다. 짧은 영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독일 본사와 직접 소통하며 차량을 판매하는 일을 해냈다.

외제차 딜러로 일하던 시절 조희선 대표. /조희선 대표 제공

이후 디자이너를 꿈꾸며 일본 디자인 학교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지만, 유학 직전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의 삶이 시작됐다. 그러다 자신에게 첫 집이 생기자, 1년 동안 자료를 조사하고 시공팀을 직접 찾아가며 집을 꾸몄다. 그는 “마루를 찻길처럼 두 가지 색으로 줄무늬를 만드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며 첫 집을 자신의 ‘실험실’이라 칭했다.

직접 꾸민 집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린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한 잡지사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고, ‘조희선의 살림의 지혜’라는 칼럼을 맡게 됐다. 그는 “한 페이지당 8만 원, 두 페이지에 16만 원을 벌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며 웃었다. 이 작은 시작은 점점 커져 어느새 8개의 잡지 칼럼을 동시에 연재하게 됐다. 그는 “의도한 일들이 아니었고, 하나하나씩 데이터가 쌓이고 영역이 넓어지면서 리빙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조희선’이라는 이름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며 “전업주부로 살아가던 중 아버자와 남동생을 떠나 보내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됐고, 내 이름으로 살고 싶다는 각성을 했다”고 했다.

◇은퇴 후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공간의 재구성

조희선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개그우먼 박나래, 배우 김명민 등 수많은 유명인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머니가 만난 사람

조 대표는 인테리어가 단순히 집을 꾸미는 것을 넘어,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최근 은퇴한 부모님을 위해 인테리어를 의뢰한 고객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손주와 사위가 놀러 왔을 때 이들이 따로 잘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명절 때 거실에 이불을 깔고 자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부부 또는 혼자 살더라도 자녀 부부, 손주가 집에 들렀을 때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은퇴리어 첫 단계, 소모품과 소장품을 구분하자

조 대표는 은퇴 후 인테리어, 즉 ‘은퇴리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수납 공간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받아온 물건들을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소모품과 소장할 만한 제품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가지고 있어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제품과 공간만 차지하는 소모품을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안 곳곳에 쌓여 있는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의외의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조 대표는 “대부분의 집들이 서랍 깊숙이 좋은 컬렉션을 넣어두고 가장 가까운 곳에 쓰기 편한 소모품만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짜 소장하고 싶은 제품들을 꺼내어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인테리어”라고 조언했다. 버리는 작업이 먼저가 아니라, 소모품과 소장품을 나누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간의 유연성을 높이는 인테리어

조희선 대표의 집. 노랑 소파가 인상적이다. /머니가 만난 사람

은퇴 후의 인테리어는 ‘움직일 수 있는 가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 대표는 “가구는 움직일 수 있지만, 붙박이 가구는 움직일 수 없어서 결국엔 철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움직일 수 있는 가구를 활용하면 계절마다, 혹은 몇 년에 한 번씩 공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수납에 대한 것들이 해결된다면 나머지 공간은 움직일 수 있는 가구로 항상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좋다. 조 대표의 집 역시 가구가 수시로 바뀌는데, 매번 새로 사는 게 아니다. 소파를 감싸는 천을 바꾸거나 가구 배치를 바꿔 새로운 느낌을 낸다. 그는 이러한 유연한 공간 구성이 인테리어를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은퇴리어에서 피해야 하는 유행 인테리어, 인테리어에서 ‘빛’의 중요성 등 자세한 내용은 ‘머니가 만난 사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보세요. https://youtu.be/xN3Vja7bhI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