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눈앞에 두고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7% 오른 3314.53에 마감하며, 2021년 7월 6일 세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305.21)를 넘어섰다. 장중 한때 3317.77까지 치솟으며 2021년 6월 25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3316.08)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817억원, 기관은 9046억원을 각각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다. 7월 중순 이후 두 달 가까이 3100~3200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단숨에 박스권을 돌파한 데는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50억원 이상 보유’에서 ‘10억원 이상’으로 강화하지 않고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세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으로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지만, 최근 정부 관계자들이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했다. 지난 9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주주 기준 완화와 관련해 “11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답변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했고, 취임 이후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등 자본시장 친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이재명 정부는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높은 취임 100일 코스피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대통령 취임 전날인 6월 3일 종가(2698.97) 대비 이날 코스피 상승률은 22.81%에 달했다. 이는 김영삼 정부(12.15%), 노태우 정부(10.88%), 이명박 정부(8.74%) 등을 훌쩍 웃도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배당소득세 완화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의 후속 조치가 현실화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가 가속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