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하루 만에 주가가 1000% 이상 과도하게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기반이 없는 주가 폭등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디지털 광고 제작 회사 QMMM홀딩스의 주가는 장중 2100% 넘게 상승하다가 1736.7% 상승 마감했다. 이 회사는 이날 인공지능(AI) 기술과 블록체인을 통합해 신사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가상 자산을 매집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된다.
앞서 8일에도 핀테크 기업 에이트코홀딩스 주가가 3000% 상승 마감했다. 에이트코홀딩스는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와 결제 설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가상 자산 ‘월드코인’을 매수하며 가상 자산 투자사로의 전환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유명인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폭등하는 경우도 관측되고 있다. 지난 7월 소셜미디어에서 유명한 투자자인 에릭 잭슨 캐나다 헤지펀드 EMJ 캐피털 창업자가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매수 의견을 밝힌 뒤 급등한 디지털 부동산 회사 오픈도어가 대표적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도어는 잭슨의 언급 이후 최근까지 1110% 이상 급등했다.
이들 기업 모두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주가가 급등한 전형적인 ‘밈 주식’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QMMM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고 밝혔다. 에이트코홀딩스는 2분기 영업손실 117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급등한 이들 주식에 대해 주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시선도 적지 않다. 코이핀 데이터에 따르면 오픈도어의 최근 공매도 비율은 2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데릭 호르스트마이어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오픈도어의 급등세는 2021년 (밈 주식) 게임스톱과 유사한 양상”이라며 “현재 주가 상승세는 대부분 투기적이고 실적 기반이 약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