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국내 양대 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두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극명하게 갈렸다. 개인은 네이버를 사고 카카오를 판 반면, 외국인의 경우 카카오를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종목 1위는 네이버가 차지했다. 개인은 지난 한 달간 네이버를 약 9721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약 3504억원)의 2.8배 수준이었다.
반면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 1위는 카카오였다. 지난 한 달간 약 5060억원을 순매수했다. 카카오는 지난 한 달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이기도 하다. 두 종목의 수익률도 엇갈렸다. 개인 순매수 1위인 네이버는 해당 기간 4.2% 하락한 반면, 카카오는 10.3%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인공지능(AI) 기업인 오픈AI와 협업 등 AI 사업 확대, 중국인 관광객 입국 증가에 따른 서비스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카카오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매수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에 반해 개인들은 지난 한 달간 단기 급등한 카카오 주식을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지난 6월 ‘스테이블코인(법정 화폐에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 화폐)’ 수혜주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7만400원까지 폭등했다. 이후 가격이 크게 내려가 7월에는 5만원 중반대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들어 외국인들이 대거 매수하며 주가가 반등했다.
네이버도 카카오처럼 지난 6월 주가가 폭등한 후 떨어졌지만, 카카오와 달리 8월에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개인들의 저가 매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네이버를 비싸게 산 주주들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려 추가 매수에 나선 것도 개인들의 순매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중 하락했던 네이버 주가가 이제 곧 반등하리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개인들이 대대적으로 네이버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