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학생들에게는 높은 수능 최저를 요구하면서, 다문화 가정 학생에게는 최저 없는 ‘프리패스 전형’을 두는 게 말이 됩니까. 역차별 아닌가요.”
“다문화 가정이 무슨 특권이라도 됩니까. 누구를 위한 입시입니까. ‘민족고대’에서 이런 전형을 만들다니, 엄마가 한국인이라서 미안할 지경이네요.”
2026학년도 대학입시 수시 원서 접수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일 고려대학교가 올해 신설한 ‘다문화 전형’을 둘러싸고 입시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다.
다문화 전형은 국내외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문화 가정 자녀 가운데 대한민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집 인원은 의과대학 1명, 전기전자공학부 3명, 경영대학 4명을 포함해 총 20명이다.
정원 외가 아닌, 수시 정원 내 조정으로 이뤄진다. 예컨대 의과대학 다문화 전형 1명은 지난해 학업 우수 전형 인원 29명에서 28명으로 줄어든 몫이다. 의과대학 학업 우수 전형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4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4합5)로 매우 높은 편이다.
다문화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1단계에서는 서류 100%로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60%와 면접 40%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다문화 전형의 취지는 다양성과 포용성이지만, 일반 수험생과의 형평성 문제도 분명해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입시 전문가 A씨는 “다문화 전형이 단순한 특혜 논란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실질적으로 돕는 제도로 기능하려면 투명한 기준과 설득력 있는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류·면접 중심의 수시 전형은 ‘깜깜이 선발’이라는 비판 속에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꾸준히 불신을 낳아 왔다.
지난 2월에도 입시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교 특별전형’과 관련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됐다. “화교는 수능 7등급도 서울대 의대에 간다”, “입시 학원 한 곳에서만 화교 68명이 의대에 갔다”는 글이 퍼졌고 “대입 특별전형 등 화교 혜택을 없애 달라”는 국회 청원도 두 건이나 올라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과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인재특별전형’은 존재하지만, 최근 3년간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중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