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고공 행진하자 소액 투자, 정기 구매, 게임 등 새로운 방식의 금테크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27일 연초보다 약 28% 오른 트로이온스당 342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한국금거래소에서 출시한 '골드바'. /연합뉴스.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가 운영하는 ‘차곡차곡 서비스’의 올해 상반기 신규 가입 계좌가 9076좌로, 전년 동기보다 62.3% 증가했다. 이 서비스는 적립식 펀드처럼, 투자자가 설정한 일정 금액으로 매주·매월 ‘e금’을 자동 매입해준다. e금은 실물 금에 가격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 자산이다. 이를 통해 투자하면 골드뱅크(금 예금)나 금 ETF(상장지수펀드) 등과 달리 소득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 ‘비단’ 앱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

게임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금 투자 ‘채굴 앱’도 주목받는다. 광고를 시청하거나 특정 사이트를 방문하는 등 임무를 수행하고 금을 얻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안드로이드 기반 무료 앱 ‘금 캐기’가 대표적이다. 가상 금을 획득한 다음 기프티콘이나 실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기존 금융권들도 금 투자 열풍에 따라 새로운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 운용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보유 중인 금 실물을 은행에 맡길 경우, 만기에 감정가 1.5%에 해당하는 운용 수익과 금 실물을 함께 돌려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발(發)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금 가격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의 에이미 고워 금속 전략가는 최근 블룸버그에 “금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금 ETF 수요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가 올라가면 예금 등으로 자금이 많이 이동하기 때문에 금 투자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3월 말 금 가격 전망을 3500달러에서 3600달러로, 6월 말 예상치를 3500달러에서 3700달러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