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 투표제 의무 적용, 감사 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25일 지주회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SK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가 7.1% 급등한 것을 비롯해 롯데지주(4.27%), CJ(2.35%), HD현대(2.02%), 한화(1.85%) 등 다른 지주사 종목도 상승했다. 소위 ‘더 센 상법’으로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를 통과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1.3% 오른 3209.86에 마감해, 6거래일 만에 다시 3200선을 넘어섰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상법 개정이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기업 지배 구조 개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며 주가 상승의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지배 구조 개혁 기대를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집중 투표제 의무화는 단순한 제도 도입을 넘어 지배 구조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하고 소수 주주 권리 보장과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이 강화될수록 자본시장의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자사주 의무 소각 도입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달 3일과 오늘(25일)의 상법 개정은 야구로 치면 이제 3회 정도 끝난 수준”이라며 “코스피가 더 오르려면 주당 가치를 높이는 제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자사주 소각 원칙을 하루빨리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지배 구조 개선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자사주 소각 문제는 상장사 주주 보호 차원에서 자본시장법을 통해 다루는 것이 더 적절하다”며 “비상장사까지 일괄 적용할 경우 기업들의 운신 폭이 지나치게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상법 개정만으로 당장 코스피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5%로 결정된 미국 상호 관세율이 3분기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소강 국면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