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직연금 계좌에 가상 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 자산 가격들이 지난달 이후 크게 반등했다.

8일 가상 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전체 은퇴 자산(약 43조) 중 9조 달러를 보관하고 있는 연금계좌 401(k)에 가상 자산과 사모펀드, 부동산 등 대체 자산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전까지도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가상 자산 투자가 금지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노동부는 과거 “401(k) 상품에 가상 자산 투자 옵션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는 투자자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하며 노후 자금에 대한 가상 자산 투자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해당 지침은 지난 5월 철회됐으며,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노동부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코인데스크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위험 자산 종류를 피했던 운용사들이 입장을 재고하여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 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가격 변동이 큰 가상 자산의 특성상 실제 퇴직 연금 투자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의 편집장 제프리 허쉬는 코인데스크에 “나는 이미 IRA 계좌에서 비트코인 ETF를 거래하고 있고, 비트코인 ETF는 은퇴 계좌에 투자하기 괜찮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반 개별 코인은 너무 위험해 보이고 은퇴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에 더 적합할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7000달러선을 재탈환하며 크게 올랐다. 비트코인이 11만 70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달 미국 가상 자산 3법 통과 등의 호재에 최고가 12만 500달러를 찍었지만, 이달 들어 미국 고용지표 악화 등 경기 침체 우려에 11만 4000달러선까지 내려온 상태였다.

알트코인들의 상승세도 거세다. 가상 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3900달러선을 돌파하며 4000달러선에 근접했고, 시총 3위인 엑스알피(리플) 또한 약 10%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