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지난달 30일 출범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주가 조작 및 불공정거래 행위를 단속하고 제재하는데 관련된 당국과 기관의 담당 인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마련된 한 공간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안팎에서는 잡음이 나오는 모양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이 도화선이 됐다. 한국거래소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글에는 “시장감시 워룸(War room) 설치 과정에서 식사, 헬스장, 주차권, 사무공간 관련해 소리지르며 난동을 부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금감원과 거래소는 물론 금융회사 직원들까지 댓글을 달면서 대리전이 벌어진 모습이다. 거래소와 시중 금융사들이 합세해 금감원을 비판하는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현판식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금감원과 거래소 안팎에서는 합동대응단 사무실의 파티션이 이례적으로 높이 설치된 상황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합동대응단 출범을 기념하는 현판식 행사에서 “세 기관 사이를 가로막던 공간적 분리, 정보 칸막이, 권한 분산을 무너뜨려 원팀으로 작동되게 했다”라고 했는데, 사무실의 물리적인 파티션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관계 당국은 해당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이 한국거래소에 파견 직원에 대한 별도의 복지를 요구한 적도 없고, 합동대응단이 거래소에 설치되면서 발생하는 공간 사용료 역시 공동 부담을 원칙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해당 글은 합동대응단과 전혀 관련 없는 직원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익명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이지만, 사실 논란은 예견된 일이었다. 합동대응단을 구성한 세 조직은 불공정거래 대응에 합을 맞추고는 있지만, 금감원과 거래소의 경우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이라는 특수 관계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을 일으킨 블라인드 글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 글쓴이는 금감원이 거래소의 전산 장애 사태와 관련해 검사를 벌인 뒤 내린 징계와 관련해 불만을 드러냈다.

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뒤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됐다. 금감원이 직권으로 거래소를 검사할 순 없지만,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검사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21년 거래소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했고,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후 금감원이 거래소 검사에 나섰었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하는 동시에 금감원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거래소는 금감원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출범하자마자 합동대응단을 두고 해프닝이 빚어졌지만, 담당자들은 새로운 조직이 구성된 만큼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측은 “3개 기관은 합동대응단의 조속하고 원활한 출범을 위해 인력 구성은 물론 참여 직원의 근무 환경에 관해서도 상당 기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이런 논의는 일방적인 요구나 수용의 방식이 아니라 각 기관 구성원 간 긴밀한 협의로 이뤄졌다”며 “3개 기관은 불공정거래 근절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상호 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원팀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